췌장은 단백질의 분해에 필요한 효소를 분비합니다. 췌장이 분비하는 효소는 췌장 자신을 소화하지 않도록 작동하지만 이상이 생겨 췌장 자신을 소화시키는 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 현상이 발생하면 췌장에 부종, 출혈, 괴사 등의 급성 염증이 발생합니다. 염증은 췌장뿐만 아니라 주변 장기와 혈류로 전신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심장, 폐, 간, 신장, 소화기관 등에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췌장의 기능과 췌장염의 종류인 급성 췌장염과 만성 췌장염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췌장의 기능
췌장에는 주로 두 가지 기능이 있습니다. 첫째, 음식 소화에 필요한 소화 효소, 즉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아밀라아제, 단백질을 분해하는 트립신, 지방을 분해하는 리파아제 등을 포함한 췌액으로 불리는 소화액을 2~3L 정도 십이지장으로 분비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외분비 기능이라고 합니다. 췌액에는 알칼리성 중탄산염이 대량으로 포함되어 있어 십이지장 내에서 위산을 중화하여 소화를 도와줍니다. 췌액의 분비는 호르몬과 신경계의 작용으로 조절되고 있습니다. 둘째, 혈당치를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과 혈당치를 올리는 호르몬인 글루카곤을 생산하여 혈액에 분비하고 혈당을 조절합니다. 이것을 내분비 기능이라고 합니다. 췌장 호르몬은 췌장 내에 100만 개 이상 존재하는 랑게르한스섬으로 만들어집니다. 랑게르한스섬이란 췌장에 존재하는 내분비선입니다. 췌장의 내분비 세포는 외분비 세포 안에 작은 덩어리로서 섬처럼 흩어져 있으며 이것을 발견한 독일의 병리학자 파울 랑게르한스씨의 이름을 따 랑게르한스섬이라고 명명되었습니다. 랑게르한스섬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을 비롯한 호르몬에는 혈당치를 조정하는 작용이 있으며 이 기능이 저하되면 당뇨병이 발생합니다.
급성 췌장염
급성 췌장염은 췌장에 급성 염증이 생기는 병으로 다른 장기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급성 췌장염의 두 가지 원인은 알코올과 담석입니다. 남성은 알코올, 여성은 담석으로 인해 발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담석은 간에서 만들어지는 담즙이 지나가는 길인 담도에 생길 수 있는 결석입니다. 췌장 안에도 췌액을 운반하는 췌관이라는 관이 있으며 담도와 췌관은 결국 합류하여 장에 소화효소를 보내고 있습니다. 담석이 담도의 출구인 췌관의 흐름을 저해했을 때 급성 췌장염이 생깁니다. 급성 췌장염의 가장 많이 나타나는 증상은 상복부 통증이지만 등 쪽으로 통증이 퍼질 수 있습니다. 그밖에 구토, 발열, 황달 등의 증상이 있고 상태가 악화되면 의식장애나 쇼크 상태 등 중증화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증 급성 췌장염의 경우 염증이 전신에 퍼져 신장, 폐 등 다른 장기의 기능 저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때 인공호흡기나 혈액투석을 포함한 집중치료실에서의 치료가 필요합니다. 급성 췌장염은 혈액검사 결과와 조영 CT에 의해 진단되고 병의 심각성 정도를 알 수 있습니다. 이 질환일 경우 금식을 하여 췌장에 충분한 휴식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복통이 심할 경우 진통제를 적절히 사용하고 췌장 효소의 활성을 억제하기 위해 단백질 분해 효소 억제제도 사용합니다.
만성 췌장염
만성 췌장염은 췌장의 정상 세포가 사라지고 췌장이 섬유로 대체되는 질병입니다. 이 질환의 원인은 남성에서는 음주가 가장 많고, 여성에서는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특발성이 많습니다. 만성 췌장염은 췌액의 길인 췌관이 가늘어지거나 췌관 안에 췌석이 생겨 췌액의 흐름이 나빠졌을 때 통증이 생깁니다. 만성 췌장염의 초기 단계는 췌장의 기능은 유지되나 복통이 발생합니다. 병이 진행되면 췌장의 기능이 떨어지고, 더욱 진행되면 췌장의 기능은 현저하게 떨어져 소화불량과 설사, 체중감소, 당뇨병의 발병과 이미 당뇨를 앓고 있다면 당뇨병이 악화됩니다. 이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 환자는 금주, 금연을 실시하고 복통에 대해서는 진통제와 단백질 분해 효소 억제제를 사용해야 합니다. 췌관이 가늘어져 있는 경우 내시경을 이용하여 췌관을 넓히고, 췌석이 있는 경우에는 내시경으로 제거하거나 체외충격파 결석 파쇄술을 병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치료를 실시해도 통증이 계속되면 수술을 실시합니다. 만성 췌장염에 대한 수술은 배액 수술과 췌장 절제술로 나뉩니다. 췌관 배액 수술은 팽창된 췌관을 절개하여 장관과 연결하고 췌장액을 장관으로 흘려 췌관 내 압력을 낮추는 수술입니다. 췌관이 확장되지 않은 경우는 췌관의 협착이 가장 강한 부위의 췌장 절제술을 실시할 수도 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