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좋고 멋있는 것도 먹는 것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인생에서 먹는 기쁨은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자신이 좋아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사람들은 행복해합니다. 그러나 소화가 잘 안 되는 사람들은 음식을 먹을 때마다 이 음식을 먹고 소화가 잘 안 될까 봐 걱정하고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런 걱정과 스트레스는 또다시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악순환을 가져옵니다. 소화가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이며 소화가 안될 때 먹으면 좋은 음식들을 알아두어 먹는 기쁨을 온전히 누리십시오.
소화는 왜 안될까
급성 위염, 만성 위염이 있는 경우 소화가 잘 안됩니다. 급성 위염은 반복된 과식과 약의 부작용, 세균과 기생충 감염 등 다양한 원인으로 위 점막이 손상되고 심하면 출혈이 생깁니다. 위의 통증이 심하고 구토, 토혈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만성 위염은 오랫동안 위염이 지속되는 것으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감염으로 생깁니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에 서식하며 오랜 시간에 걸쳐 위의 점막을 손상시킵니다.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면 위장의 불쾌감과 통증, 식욕 부진 등의 증상을 보입니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위내시경에서 궤양이나 염증 등의 증상은 보이지 않지만 환자들은 조기 팽만감, 위통, 메스꺼움, 식욕 부진 등 다양한 증상을 호소합니다. 소화되지 않은 음식 찌꺼기가 위장에 쌓여 담적이 되면 원인을 알 수 없는 소화불량에 시달릴 수도 있습니다.
소화가 잘되려면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할까
사과는 유기산이 풍부하여 위장의 활동을 좋게 하고 펙틴 성분이 변비를 예방하여 소화에 도움이 됩니다. 무는 디아스타제라는 효소가 있어 소화에 도움이 되고 오래된 체기도 가라앉힙니다. 위염 때문에 생긴 소화불량은 위산이 과다 분비되어 속이 쓰린 증상이 나타납니다. 무는 위산이 과다 분비되는 것을 억제하고 통증으로 쓰린 위벽을 보호하는 기능도 합니다. 생강은 예로부터 소화불량에 자주 쓰이는 약재입니다. 쇼가올과 진저롤 성분이 소화기능 향상을 돕고 구토 증세를 멈추게 합니다. 소화가 안될 때 따뜻한 생강차나 생강 말린 것을 먹으면 속이 한결 편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숙취 해소에 좋은 꿀은 소화불량이나 속 쓰림을 가라앉히는 데 좋습니다. 특히 밤꿀은 항균 효과가 있어 위장에 각종 세균이 침투하는 것을 막고 위궤양, 역류성 식도염의 증상을 호전시킵니다. 양배추는 위장 기능을 강화하고 위염으로 생긴 소화불량을 치료합니다. 양배추로 만든 위장약이 있을 정도로 위 건강에 특효인데 비타민 U 성분이 위궤양과 위염 증상을 치료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당근은 성질이 따뜻한 채소로 카로틴이 풍부하여 손상된 위 점막의 회복을 돕습니다. 참마는 소장의 흡수 기능을 높여주는 소화효소가 들어있어 소화가 안될 때 먹으면 좋습니다. 참마에는 디아스타제가 무보다 2~3배 많이 들어있어 전분을 잘 소화시킵니다. 면이나 빵 같은 밀가루 음식을 먹을 때 참마를 곁들이면 소화에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참마의 끈끈한 점액에는 뮤신 성분이 많이 들어있어 위점막을 보호하고 위궤양을 예방하며 증상 개선에 좋습니다.
소화를 잘 시키려면 어떻게 먹어야 할까
소화불량에 걸리지 않으려면 자극이 적은 식사를 해야 합니다. 향신료와 조미료는 위장을 자극하고 과식을 유도하므로 최소량만 사용해야 합니다. 인공적인 조미료보다 멸치, 다시마, 새우, 황태 등 천연 조미료로 맛을 내는 습관을 가져봅시다. 카페인이나 카테킨도 소화에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멀리해야 합니다. 지방이 적은 음식들을 먹는 것도 좋습니다. 기름기가 많은 식품은 소화 흡수에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음식물이 소화되지 않은 채로 위장에 오래 머물면 부패하고 염증이 생기기 쉽습니다. 따라서 조리법을 바꾸어 기름에 튀기거나 볶는 대신 찌거나 굽는 방식으로 요리하는 습관을 들여 보십시오. 식이섬유는 장 건강에 좋지만 위에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장내 세균은 식이 섬유의 소화를 돕지만 위장이 약한 상황에서 많은 식이섬유를 먹으면 배에 가스가 차고 소화 흡수가 되지 않아 설사 또는 변비를 일으킵니다. 싱겁게 먹는 식습관도 소화에 도움이 됩니다. 짜게 먹으면 나도 모르게 음식 섭취량도 많아집니다. 과식을 하면 위장의 운동성이 떨어지고 위산 분비도 줄어들어 소화가 잘되지 않습니다. 또한 부드러운 식재료를 사용하여 소화 흡수되는 시간을 짧게 하고 위장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부드러운 식감의 푸딩이나 젤리가 좋은데 이때 초콜릿, 생크림 등 지방이 들어간 것은 피하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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